2017.11.30 21:28
[클린조크: 대략난감]
저녁시간 연구실 노크소리가 들린다.
재작년에 졸업한 부부 제자 목사가
꽃다발을 들고 찾아왔다.
반가운 얼굴이다.
“그냥 오지, 뭔 꽃다발을 들고 오니?”
“어떻게 맨손으로 올 수 있겠어요.
교수님 은퇴하신다는 소릴듣고서~~”
“헐, 뭐라고? 누가 그래?”
“어디선가 들었어요.”
어디선가 올해로 내가 은퇴한다는
소리를 듣고 인사하러 왔단다.
“용희, 은주야, 내가 뭐라고 가르쳤지?
뭐든지 덮어놓고 믿지 말라 했잖아!”
“올해가 아니고 내년이거덩!”
“내년 이맘때 즘 더 좋은
꽃다발을 들고 다시 찾아와.
오늘 가지고 온 꽃다발은
그냥 두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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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으로 함께 자장면과
만다린 특밥을 먹었다.
밤바람이 몹시 차갑다.
그래도 마음만은 따스했다.
[저꽃이 일년을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