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탄식하며 즐거워할 수 있나?”

 

 

미국 미시간주 홀란드시에는 미국 개혁교단(RCA)의 교단신학교인 웨스턴신학교(Western Theological Seminary)가 있다. 이 학교에 아주 유능한 조직신학자인 토드 빌링스가 있다. 그는 2012년 39살 한창의 나이에 불치의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 청천벽력(靑天霹靂)과 같은 사건이었다. 그는 고통스런 항암 치료의 과정을 겪으면서 죽을 고비를 넘긴다. 이 때 그는 병상에서 신학적 질문을 던진다. 고뇌에 찬 실존적 질문과 그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한 여정에 들어선다. 사선(死線)을 넘나들며 그는 죽음과 고통과 하나님에 대해 진솔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렇게 나온 책이《Rejoicing in Lament》(2015년)이고, 며칠 전《슬픔 중에 기뻐하다》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누군가 말기 암으로 투병을 한다면 여러분은 그의 ‘완전한 치유’를 위해 기도할 수 있겠는가? 만일 그렇게 기도해야한다고 주장한다면, 85세로 나이로 치매와 싸우고 있는 어떤 노인의 ‘완전한 치유’를 위해서도 기도해야하지 않겠는가?” 토드 빌링스가 독자에게 묻는다. 생각해 볼수록 어려운 질문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그렇다면 불치의 병 앞에서 드리는 기도는 뭐일까? 암과 같은 병은 어디에서 오는가? 암도 하나님이 ‘작정’하신 것인가 ‘허락’하신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과 상관없이 마귀로부터 온 것인가? 이런 질문들은 신학교 상아탑에서 논의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내가 생각할 때 신학이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는 병실이리라 믿는다. 병실에서 바라본 하나님은 어떤 분일까? 육체적 고통과 죽음 앞에서 하나님은 나에게 어떤 분일까? 왜 이런 일이? 도대체 내가 알고 있는 하나님은 어디에? 얼마동안 이런 죽음의 골짜기를 걸어야 할까? 하나님은 그의 자녀가 고통 할 때 정말 함께 고통하실까?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동전 한 앗사리온에 팔리는 두 마리의 참새 중 하나님의 허락 없는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 사실인가? 물론 상아탑의 신학자들은 이런 질문들을 “신정론”(Theodicy), “하나님의 불감성”(Impassibility), “하나님의 섭리”, “기도론”과 같은 신학적 전문 용어를 사용하여 논의하곤 한다.

 

토드 빌링스는 암과 죽음으로 대표되는 절망 속에서 슬퍼하고 탄식하고 애통(哀痛)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성경을 진지하게 살핀다. 특별히 시편에서의 탄식시(Lament Psalm)들을 길동무로 삼으면서 그가 상상할 수 있는 중요한 신학적 이슈들을 꺼내든다. 운명론, 하나님의 섭리, 하나님은 이 세상을 통제하시는가? 고통은 왜, 어디서 오는 것일까? 죽음과 죽어감 속에서 신앙은 무슨 역할을 하는 것일까? 기도의 효용성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는 개혁파 그리스도인답게 하이델베르크 신앙고백 문답 제 1항을 되 뇌이면서 책의 마지막을 덮는다. “사나 죽으나 나의 몸도 영혼도 나의 것이 아니요 나의 신실하신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것입니다.” 아멘.

 

토드 빌링스,《슬픔 중에 기뻐하다》원광연 옮김(복있는 사람, 2019), 295쪽,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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