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가 시가 되고 노래가 성경이 되다”

 

그 어느 성경보다 시편은 나의 사랑하는 책이다. 유학시절 선생이셨던, 이제는 고인이 되신 존 스텍(John Stek) 교수님의 영향이 컸다. 그분은 NIV 번역 위원장이셨으며, NIV의 시편본문을 번역하셨고, NIV Study Bible안 시편 주석을 쓰셨다. 그분 때문에 나 역시 히브리 시에 대한 이해와 사랑은 깊어졌다. 그런 연유로 나는 《쉬운 성경》안의 시편을 번역하였고, 교회에선 시편을 설교하였고, 시편에 관한 문예 신학적 에세이집도 2권이나 썼다. 얼마 전까지 학교에서 시편은 줄곧 내가 가르치는 과목이기도 하였다. 몇 년 전 백석 신대원 제자 방정열 박사가 시편을 연구하여 박사학위(Ph.D.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를 받고 최근에는 《새로운 시편연구》(새물결플러스)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한 일에 대해 기뻐하기도 했다.

 

얼마 전 백석신대원의 동료 교수인 유선명 박사(Ph.D. University of Wisconsin, Madison)가 시편 묵상집을 낸다고 추천서를 부탁했을 때도 마음 깊이 기뻐했다. 누구보다 시편을 잘 해석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판단해서였다. 단순히 학문적 자격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학문적 이력이 충분히 그것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내가 “자격”이라 말한 것은, 학문적 탁월성에 기초한 “목양적 마음 씀씀이” 때문이었다. 그는 말씀을 사모하는 양들을 이해하는 목회자의 심정으로 글을 써내려간다. 교수로서뿐 아니라 목회자(미국 미시간 앤아버한인장로교회)로서 시편을 쉽게 풀어 양의 입속에 넣어주는 친절성을 글에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책 제목도 《유 교수의 시편묵상》이 아니라 《유 목사의 시편묵상》 - 참고로, 《유 목사의 성경이야기》(도서출판 대서)도 있기 때문에. ㅎㅎㅎ- 으로 잡았음에 틀림없다. 묵상글 형태로 시편 150편 모두를 해설한 것이기에 영성 형성에 유익할 뿐 아니라 각 편마다 “적용을 위한 질문들”과 “한 줄짜리 기도문”이 들어있어 교회의 성경공부나 그룹별 큐티에 적합하리라. 아래는 책안에 실린 나의 추천단평이다.

 

밝은 날의 찬송과 어둔 날의 기도가 씨줄과 날줄이 되어 그리스도인들의 영혼의 문양을 만들어 갑니다. 시편은 그리스도인의 영성 형성을 위한 최상의 책입니다. 시편은 하나님 말씀으로 사는 자의 행복을 노래함으로 시작하여 하나님의 장엄하심과 위대하심을 노래하는 찬양으로 끝을 맺습니다. 시편으로부터 공급받아야할 생명의 양식을 성실하게 준비하여 매일같이 식탁에 올려주시는 분이 이 책의 저자 유 목사님입니다. 이 책은 학자의 탁월한 통찰력과 목회자의 온화한 상차림이 한데 어우러진 시편 묵상집입니다. 개인뿐 아니라 공동체의 영적 품성 형성에 소중한 지침서가 될 것입니다. 가정 식탁 위에 올려놓고 매일같이 한 장씩 곱씹어 드셔보십시오. 하늘 위로와 영적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천성을 향해 길을 떠난 이 땅에서 나그네 된 이들을 위한 내비게이션이 되어 줄 것입니다. 이 책으로 기도하는 법, 찬양하는 법, 탄식하는 법, 감사하는 법, 신앙으로 걸어가는 법을 배우시게 될 것입니다.

 

류호준 목사 |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구약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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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유목사의 시편묵상: 노래가 성경이 되다》 (도서출판 대서, 2019), 493쪽, 정가 2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