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8 11:35
"가게를 다시 열었습니다!"
물건을 파는 “가게”나 “상점”을 영어로 store라고 하지요. 그런데 store의 본뜻은 뭔가를 “채우다” “비축하다” “보관하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나온 단어가 “창고” “보관소”를 뜻하는 storage가 있습니다.
한편 store에 다시(re)를 붙인 restore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보통 “회복하다” “되찾다” “복원하다”는 뜻입니다. 뭔가 잃어버렸던 것을 다시 채워 넣는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런데 restore를 “다시 가게를 열다!”는 뜻으로 상상력을 발휘해보시면 어떨까 제안합니다. 깨끗하고 기분 좋은 자그만 동네 가게가 있습니다. 깨끗한 상품들과 싱싱한 식료품들로 가득한 가게입니다. 그런데 주인의 잘못된 경영과 관리 때문에 그렇게 좋았던 가게가 점점 형편없이 초라한 가게로 전락하게 되었습니다. 가게 구석에선 바퀴벌레가 돌아다니고 상한 채소들이 눈에 띄고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들이 여기저기서 발견됩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폐업을 해야 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은 정신을 차리게 됩니다. 소매를 걷어붙이고 총채를 들고 가게 안으로 들어갑니다. 진열대 선반에 두툼하게 쌓인 먼지들을 훌훌 털어냅니다. 듬성듬성 비어있던 물품 자리들에 신선한 식료품들과 새로운 물건들로 가득 채워 넣습니다. 말끔하게 실내를 단장합니다. 작지만 풍성함을 느끼는 가게엔 경쾌한 모차르트 음악과 해맑은 주인의 미소가 손님들을 맞아들입니다. 가게를 다시 열게 된 것입니다. 이게 영어로 Restore의 뜻이 아니겠습니까? 이게 회복의 진정한 의미일 겁니다. 가게를 다시 오픈하는 것!(Restore!)
때론 우리의 마음들도 먼지투성인 가게 같아서 종종 폐업 일보직전에 놓여있습니다. 마음 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일어나는 현상이지요. 마음의 습관을 점검하지 않아서 일어나는 결과입니다. 그때 마다 우리는 가게를 다시 여는 마음으로 일그러진 마음들을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쌓아 보관해 둔 것(store)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냄새나고 부패하기 시작합니다. 다시 잘 쌓아 보관해야 합니다(restore). 가게를 다시 오픈하세요(Restore). 회복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 아닐까요?
그러나 우리 스스로 작정을 한다고 해서 회복이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 노력한다고 해서 가게가 새로워지는 것도 아닙니다. 누군가 새롭게 가게를 다시 열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마음이라는 가게의 원 주인께서 우리를 새롭게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사실을 절실하게 경험했던 한 옛 시인은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시 51:10)
그분이 회복시켜 주시기 전까지는 진정한 “가게 오픈”(Restore)은 없을 것입니다. “주인님, 어서 오셔서 다시 당신의 가게를 오픈해 주세요!” 이게 우리가 날마다 드려야할 기도입니다.
[산책하기에 좋은 가을 오솔길, Benton Harbor, 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