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경건한 가정과 교리와 가정예배

임경근,교리와 함께하는 365 가정예배(세움북스, 2015)

 

책 제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자가 의도하고 있는 바가 보입니다. 물론 출판과정에서 편집을 담당하는 분이 제목선정과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저자의 의도를 잘 파악하여 제목을 정합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소개할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큰 제목은 “365 가정예배이지만 형용사구가 앞에 달려 있습니다. “교리와 함께 하는이란 문구입니다. “교리와 함께 하는 365 가정예배가 책의 제목입니다. 제목만 보는 것이 아니라 때론 부제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책이 잘 팔리기 위해서, 다양한 독자층을 겨냥해서 부제를 집어넣기 때문입니다. 부제는 교리문답 순서에 맞춘 가정예배, 개인묵상, 그룹모임, 구역예배를 위한 365일 예배 안내서라는 긴 문구를 사용합니다.

 

결국 제목과 부제에 공통으로 들어간 단어는 교리입니다. 저자가 네덜란드의 개혁파 신학교에서 공부한 관계로 여기서 교리라는 용어는 곧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Heidelberg Catechism)를 말합니다. 유럽과 미국의 개혁파 교회에선 세 가지 표준문서(The Three Forms of Unity)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들의 신앙을 정통적으로 표현한 신앙고백문서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입니다. 개혁교회와 신자들은 이 세 가지 표준문서들을 그들의 신앙문서로 받아들이기로 서약을 합니다. 세 가지 표준문서들은 각각 벨기에 신앙고백서(Belgic Confession, 1561), 도르트 신경(Canons of Dort, 1618-1619),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Heidelberg Catechism, 1563)으로, 개혁파 신앙의 삼위 일체적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자 임경근 목사는 고려신학대학 출신의 고신교단의 목사로서 네덜란드의 캄펀 신학대학원과 아펄도우른 신학대학원에서 교회사를 공부하고 신학박사학위를 취득한 개혁파 신학자입니다. 나하고는 개인적 만남의 이야기가 있어서 더욱 친근감이 있는 저자입니다. 옛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에서 공부를 할 때 나는 암스테르담에서 대략 70킬로 북쪽에 위치한 플레볼란트(Flevoland)주의 주도인 렐리스타트(Lelystad)라는 동네에 살고 있었습니다. 플레볼란트 주는 네덜란드의 12개 주 중 마지막으로 주가 된 신참 주입니다. 플레볼란트는 네덜란드의 심장부 안에 깊숙이 들어와 있던 바다(zuiderzee)를 메꿔 사람이 살 수 있도록 만든 간척지로 바다 수면보다 낮아서 사방으로 둑(dike)을 쌓습니다. 영어로는 polder 지역이라고 부릅니다.

 

네덜란드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국하기 전에 집에서 쓰던 가구들, 커다란 장식장, 소파, 식탁, 의자, 세탁기, 냉장고와 각종 부엌 살림살이 도구들을 처리해야하는데, 때 마침 인근 캄펀 신학교에 갓 공부하러온 신참 유학생 가족에게 주기로 했습니다. 어느 날 그 유학생이 트럭을 빌려 우리 집에 왔습니다. 그리고 싣고 갔습니다. 물론 고맙다는 인사를 여러 번 하였고, 나도 시작하는 공부도 잘 마치라는 덕담도 하였습니다. 나는 떠나는 사람이었고 그는 새롭게 온 사람이었고, 이렇게 우리는 만나고 헤어졌습니다. 그 전에도 서너 번 만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내가 만난 고신 출신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인상은 아주 좋았으며, 신실하고 정직하고 매우 가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한 성실하게 공부를 잘 마치리라는 예감도 들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되었지만 말입니다! 이 유학생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임경근 박사입니다! 나처럼 자녀도 네 명이나 둔 다산가족의 족장이기도 합니다!

 

그는 유학중에 네덜란드 개혁파 교회에 다니면서 개혁교인들의 삶을 직접 경험하였습니다. 개혁파 교인들의 성실함과 경건, 사고와 생각이 신학적이면서도 신앙적인 것을 살면서 피부로 느꼈을 것입니다. 특별히 그가 속한 네덜란드 개혁파교회(Gereformeerde Kerken, Vrijgemaakt)는 다른 교회들보다는 좀 더 신학적으로 보수적이며 생활에 있어서 경건을 중요시 하였고, 가정에서의 경건한 예배는 그들의 경건을 표현하는 특징이었습니다. 게다가 개혁교회는 교리를 중요시 했습니다. 특별히 매주일 저녁 예배에서 목사는 하이델베르크 교리 문답서를 가지고 설교해야할 의무가 있었습니다.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서는 모두 52주로 편성이 되었는데, 매주 마다 한 주씩 설교를 하면 일 년이면 개혁파 신학의 핵심교리를 전체적으로 배울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매년마다 반복하게 되어있습니다. 이 정도라면 신실한 교인들은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서의 내용을 상당 수준 배우고 이해하게 됩니다. 신앙의 골조 공사를 확실하게 하는 교리공부인 셈입니다.

 

임경근 목사가 지은 이 책은 바로 52주로 편성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중심으로 일 년 365일 교리공부 책으로 만들어 낸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매일묵상집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가족이 둘러앉은 단출한 예배에서 신앙교육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해하기 쉽고 가독성이 좋아서 어린 자녀들도 쉽게 따라 갈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편집이 아주 좋아서 가정용으로 소장하고 싶도록 만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나는 신앙교육문서라고 부른다!)은 삼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부분에서는 인간의 비참과 불행에 대해서 가르치고, 두 번 째 부분에서는 인간의 비참과 불행으로부터 어떻게 구원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가르치고 있습니다. 마지막 부분은 구원받은 후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가르칩니다. 감사와 보은의 마음으로 살아가야한다는 뜻입니다. 감사와 보은으로 사는 방식에 대해서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서는 기도(주기도문)와 말씀(십계명)으로 살아가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삼중(三重) 구조를 영어권에서는 다음과 같은 언어유희를 통해 멋지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Sin Salvation Service

Guilt Grace Gratitude

Death Deliverance Discipleship

 

임경근 목사, 수고 많이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가정의 영성과 경건을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큰 책은 22,000원, 작은 책은 15,000원입니다. 모두 400페이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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