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교회를 떠나는 다양한 이유들”

 

[주의: 이 글은 자판 위의 손이 가는대로 휘갈겨 두드려 쓴 글임을 알립니다]

 

오죽하면 그 동안 다니던 교회를 떠나려고 하시겠습니까? 고민하며 갈등하는 긴 밤을 보내셨을 것입니다. 이게 옳은 결정일까 잘못된 결정일까? 내 욕심 때문인가? 아니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괴롬 때문인가? 어떻든 좋습니다. 떠나시려는 결정을 내리셨다면 그 결정을 슬픈 마음으로 기꺼이 존중하겠습니다.

 

그런데 떠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본 일이 있나요? 여러 가지로 무한 상상해 봅니다. 목사의 설교 때문일 수도 있을 겁니다. 너무도 식상한 그 설교를 먹고는 도저히 영적으로 생존하기조차 어렵다는 판단이 생겨서 일수 있을 겁니다. 교회 구성원들 사이가 간 막이가 있는 것 같고, 서로에게 냉담하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착 가라앉아서 숨이 막힐 것 같아 뿌리를 내릴 수 없다고 판단이 될 경우도 있을 겁니다. 교회의 기득권 충들이 있어서 보이지 않는 억압 감정 눌림 감정을 느끼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통제되지 않는 몇몇 사람이 전체의 물을 흐려놓고 있는데 교회에선 그런 사람들을 그대로 방치하거나 어찌할 수 없다는 식으로 내버려두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신앙의 본질적인 것들보다는 어떤 형식이나 전통에 집착하여 소모적인 논쟁에 휘말려 있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목회자의 과도한 권위주의나 교회재정을 개인 쌈지 돈처럼 생각하고 본인은 신앙적으로 양심에 따라 사용한다면서도 무책임하게 권한을 휘두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창립 멤버들의 터주 대감 역할을 하며 천국의 문지기 노릇을 하는 경우가 꼴불견이라서 떠나고 싶을 수도 있을 겁니다. 교회가 너무 커서 어마어마한 회사처럼 모든 것이 아주 세밀하게 정확하게 운영되는 것 같은데 전혀 교회냄새가 나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아니면 떠나려는 사람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자기 마음에 안 들기 때문에 떠나려고 하는 수도 있을 겁니다. 교회가 제공하는 프로그램들이 너무 빈약하여 자기나 자기 자녀들에게 아무런 유익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에 떠나려고 마음먹을 수도 있겠습니다. 사소한 일들로 감정이 상해서 더 이상 그 교회에 나가기가 싫어서일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부정적 언사나 악의적 소문에 휘둘려 자기도 모르게 영혼이 피폐해져서 떠나려고 마음을 먹으면서 떠나려는 이유를 정당화하기 위해 좋지 못한 말을 은근히 퍼뜨리면서 떠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기가 바라고 원하는 방식대로 교회가 뭔가를 주거나 제공하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면 떠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사회적 신분이 그 교회의 평균적 신분과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면 떠날 수도 있습니다. 가보니 특정지역 출신들이 대다수를 이루어 끼리끼리 교회 생활하는 것을 보니 외계인이나 이방인처럼 생각이 들어 떠나려는 경우도 있습니다. 평소에 개인 경건생활에 게으르다 보니 자신의 영적 건강이 너무 허약해져서 허언 증을 앓거나 늘 부정적 언사를 발설하다가 스스로 떠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른 교회 있을 때 얻지 못한 특정한 교회 직분 감투를 얻어 보려고 은근히 기대하며 이 교회에 와서 열심히 애를 썼지만 아무래도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아서 일찌감치 떠나려고 작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을 알아주기를 바라면서 은근 교만하여 왔는데 아무도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을 때 떠나고 싶을 겁니다. 목회자의 도덕성과 윤리성이 최소한의 사회적 기준에도 못 미친다는 생각이 들 때 그곳에서 자신의 영혼을 맡기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교회가 외형적으로 재정적으로 너무 영세하여 그곳에서 계속 교인 노릇하다간 희생만 할 것 같을 때 떠나고 싶을 것입니다. 설교자가 너무 기복적 설교만해서 식상해서 있을 수도 있지만 제대로 먹이는 데도 불구하고 자극적이지 않다고 해서 실증을 느낄 수도 있을 겁니다. 패거리 문화에 물들어 교회 안에서 패가 갈려 심할 경우 극한 물리적 언어적 법률적 폭력으로 난장판이 되어 떠나고 싶은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표리부동한 지도자들이나 동료 크리스천들 때문에 상심해서 일 수도 있을 겁니다. 따라야할 롤 모델이 없어서, 스스로 마음이 걍퍅해져서, 떠나고 싶은 핑계를 찾다보니 그럴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먼 곳으로 이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교회를 떠나야할 경우도 있습니다. 마지막 경우를 제외하고는 뭔가 석연치 않는 이유들 같습니다. 물론 이럼에도 못 떠나는 이유는 더 은밀하고 복잡할 수도 있을 겁니다. 어쨌거나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서 그리스도의 몸을 이룬 교회 구성원들은 이와 같은 다양한 이유들에 대해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을 것입니다. 교회를 떠나는 것이 신앙을 잃어버리는 첫걸음일 수도 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역사상 지상 교회가 온전했던 경우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상처투성인 교회, 상처투성인 그리스도의 몸, 그럼에도 영광스런 몸이기도 합니다. 왜? 교회는 궁극적으로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거룩한 하나님의 성령을 통해 임재 하신 곳이기 때문입니다. 주일마다 전 세계의 모든 그리스도의 교회는 “우리는 거룩한 공교회를 믿습니다.”라고 고백합니다. 절망 가운데서 소망을 담아 드리는 일인칭 신앙 고백입니다.

 

추신: 지금 다니는 교회에 대해 불만이 가득한 어느 교인이 정중하게 그가 존경하는 어느 목사님에게 물었답니다. "교회를 떠나고 싶습니다. 아니 정말 좋은 교회, 이상적인 교회가 있는 곳으로 이사가고 싶습니다. 혹시 그런 교회가 있으면 알려주시겠어요? " 그러자 그 목사님이 반색을 하면서 대답해 주었습니다. "예, 물론이죠. 그런 교회가 있습니다. 제가 그 교회 주소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그 말에 너무 기쁘고 놀라서 그 교인이  말함니다. "예, 어서 알려주세요. 그 교회 주소를!" 그러자 그 목사님이 그 교회가 있는 주와 도시 이름과 거리명까지 자세하게 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듣고보니 지금 살고 있는곳에서 아주 먼 곳은 아니었습니다. "예, 고맙습니다. 어서 이사갈 준비를 하겠습니다." 그러자 목사님이 하시는 말씀, "예, 정말 좋은 교회입니다. 이상적인 교회입니다. 당신을 만족시킬 교회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는 기억하세요. 당신이 그 교회에 발을 딛는 순간 그 교회는 불완전한 교회가 될 것입니다." 

 

"깊어가는 와이오밍 주의 가을"  Wyoming, USA, by Brandon Downing몬태나의 가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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