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불후의 명곡: “내 주를 가까이

 

영국 시인이며 찬송가 작가인 사라 풀러 애덤스(Sarah Fuller Adams, 18051848)36살 되었을 때(1841)에 작사하였고, 현재 우리가 부르는 곡은 미국의 교회음악계의 대표적 인물로 알려진 로엘 메이슨(Lowell Mason, 1792-1872)1856년에 곡을 붙인 것으로, 이젠 전 세계적으로 고전적 찬송가가 되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우리 부모님들의 애창하는 찬송가였고 지금도 찬송가를 속으로 읊조릴 땐 왠지 모르는 향수를 느낍니다. 향수란 어렸을 적 부모님들과 함께 식탁에서 불렀던 가정예배 시간이나 혹은 여름방학이 되어 온 가족이 한 달간 휴가를 내어 삼각산 기도원에 머물면서 참석했던 산상집회 중에 자주 불렀던 기억에 대한 향수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찬송가사가 잘 표현하듯이 앞으로 가야할 본향에 대한 목 메이는 향수를 자극하는 찬송이기에 더더욱 마음 깊이 새겨진 찬송가입니다. C. S. 루이스의 말로 하자면 "위로받을 길이 없는 나그네 삶의 비밀"(inconsolable secret)을 보여주는 본향에 대한 향수지요. 이 찬송은 특별히 창세기에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야곱의 파란만장한 삶을 배경으로 한 스토리가 있는 찬송이기에 우리네와 같은 평범함 신자들의 신앙 인생 이야기를 듣는 듯 하기에 더욱 정이 가는 찬송입니다.

 

이 찬송이 대중적 무대에 오르게 된 것은 아마 영화 타이태닉 때문일 것입니다. 거대한 호화 여객선 타이태닉이 대서양 한복판에서 빙산과 충돌하여 침몰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연주하였던 찬송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침몰한 타이태닉호에서 어떤 곡이 실제로 연주되었는지에 대해선 아직까지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지만, 어쨌든 영화에선 1912415일 새벽 대서양 한 복판에서 침몰하는 와중에서도 자리를 뜨지 않고 패닉상태에 있는 승객들이 질서 있게 구명정을 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찬송, 즉 메이슨이 곡을 붙인 이 찬송을 여덟 명의 젊은 음악인들이 추호의 흔들림도 없이 연주하고 있었던 광경은 그 영화를 본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저리도록 깊이 사무치고 애잔한 명(?)장면이 되었습니다. 그들 8명의 젊은이들은 당시 타이태닉 여객선에 고용되어 일하고 있었던 음악인들로 6명의 영국인과 각각 한명의 벨기에인과 프랑스인으로 구성되어 있던 밴드 단원들이었습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모두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에 이르는 꽃다운 청년들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두 사람 정도를 제외하곤 나머지 사람들의 시신은 수거되지 못하고 대서양의 차디찬 심연(深淵)아래 영구히 수장되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 찬송의 가사는 창세기 28장의 야곱 이야기에 기반을 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형의 장자 권한과 그에 딸린 축복을 속임수로 가로챈 야곱은 형의 무서운 복수를 피해 도망자의 신세로 집을 떠나 정처 없이 먼 길을 떠납니다. 도망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황량한 들판에서 하룻밤을 지내야했습니다. 해가 저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직도 가야할 곳이 아득한 상태에서 그는 지친 몸과 영혼을 들판의 대지에 맡겼습니다. 하늘을 이불삼고 차디찬 대지를 요를 삼아 잠에 들었습니다. 물론 그곳에 있던 돌들 중에 하나를 택하여 베개를 삼았습니다. 도망자에게 돌베개는 아주 좋은 무기도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들짐승들이나 혹은 노상강도들을 물리 칠 수 있는 무기 말입니다. 어쨌든 나쁜 놈 야곱은 곤하게 잠이 들었을 겁니다. 그런데 제대로 된 이야기라면, 아니 내가 야곱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작가였더라면 그가 들판에서 잠 들었을 때 그는 무시무시한 악몽을 꾸게 되었다고 했을 것입니다. 어디 그뿐 입니까?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어 여러 번 잠에서 깨어나 공포와 두려움에 어쩔 줄 모르고 있어야만 하는 야곱이어야 할 것입니다. 아버지를 속이고 형을 기만했던 죄책감에 억눌려 이리저리 뒤척거리거나, 꿈속에서 형 에서가 조폭 용역들을 데리고 야곱을 뒤쫓아 오는 꿈이거나 도망하다가 강도를 만나게 된다는 꿈이어야 마땅한 것 아닙니까?

 

, 그런데 성경이 보고하고 있는 야곱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것입니다! 허허벌판에 곤한 잠에 빠진 야곱에게 하늘 꿈이 주어졌다는 것입니다. 성경에서 꿈은 일종의 계시의 방편이었습니다. 야곱의 무의식 세계의 반영으로서 꿈이 아니라, 그가 전혀 의식하지도 않고 바라지도 않은 세상을 하나님께서 꿈으로 보여주시고 있다는 것입니다. 놀라운 은혜의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 곳에 이르러는 해가 진지라 거기서 유숙하려고 그 곳의 한 돌을 가져다가 베개로 삼고 거기 누워 자더니 꿈에 본즉 사닥다리가 땅 위에 서 있는데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았고 또 본즉 하나님의 사자들이 그 위에서 오르락내리락 하였더라.”(28:11-12)

 

영광스런 하늘이 초라하기 그지없는 야곱의 땅과 만나는 황홀한 순간입니다. 하늘과 땅의 조우! 아니 하늘이 땅을 찾아오는 순간입니다. 야곱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비록 이 땅에서 유랑자와 방랑자로 살아가는 신세이지만 그를 사랑하기로 작정하신 하나님께서 결코 그를 홀로 내버려 두시지 않겠다는 약속의 실연(實演)이었습니다. Amazing Grace!

 

영국의 젊은 작가며 시인인 사라 풀러 애덤스(S. F. Adams)는 이 황홀한 창세기 본문을 읽고 각 연마다 3행시에 후렴으로 한 행을 붙여 총 5연의 시를 적어 내려갔습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이토록 감동적인 내주를 가까이라는 찬송가입니다. 물론 술을 아주 좋아하던 어떤 집사님은 예수를 믿기 전에 가장 좋아했던 찬송이 내 주()를 가까이!”였다고 고백하였고, 이제 예수를 믿고 신실한 그리스도인이 된 후에도 이 찬송가, “내 주()를 가까이!”가 가장 감동적인 찬송이라고 익살스럽게 간증하기도 하였습니다! 어느 분은 이 찬송가를 통해 회심을 경험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시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애덤스가 작시한 찬송 내 주를 가까이를 영문에서 직역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모두 5연으로 되어 있고, 나중에는 1연을 더 첨부하여 모두 6연의 가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한글 찬송은 4연만 수록하고 있습니다.

 

[1]

Nearer, my God, to Thee, nearer to Thee!

E'en though it be a cross that raiseth me;

Still all my song would be nearer, my God, to Thee,

(Refrain) Nearer, my God, to Thee, nearer to Thee!

 

나의 하나님, 당신께 가까이, 당신께 가까이 가렵니다.

당신께 가까이 가는 것이 나를 들어 올리는 십자가 일지라도

내 평생에 부를 노래는, 나의 하나님이여, 당신께 가까이 가는 것입니다.

(후렴) 나의 하나님이여, 당신께 가까이, 당신께 가까이 가렵니다.

 

[2]

Though like the wanderer, the sun gone down,

Darkness be over me, my rest a stone;

Yet in my dreams I'd be nearer, my God, to Thee,

(Refrain) Nearer, my God, to Thee, nearer to Thee!

 

유랑자 같은 이 몸, 해는 저물고

어둠이 나를 엄습해 와도 돌 하나 베개 삼아 안식해봅니다.

나의 하나님이여, 꿈속에서도 당신께 가까이 가렵니다.

나의 하나님이여, 당신께 가까이, 당신께 가까이 가렵니다.

 

[3]

There let the way appear steps unto heav'n;

All that Thou sendest me in mercy giv'n;

Angels to beckon me nearer, my God, to Thee,

(Refrain) Nearer, my God, to Thee, nearer to Thee!

 

꿈속에 길이 나타나, 하늘로 올라가는 계단들이 보입니다.

이 모든 것, 당신께서 자비를 베풀어 나에게 보내신 것들이지요.

나에게 손짓을 하는 천사들, 나의 하나님이여, 당신께 가까이 가렵니다.

나의 하나님이여, 당신께 가까이, 당신께 가까이 가렵니다.

 

[4]

The with my waking thoughts bright with Thy praise,

Out of my stony griefs Bethel I'll raise;

So by my woes to be nearer, my God, to Thee,

(Refrain) Nearer, my God, to Thee, nearer to Thee!

 

그 때 잠에서 깨어보니 당신을 찬양하는 소리로 온 세상이 밝아오는데

단단해진 슬픔의 돌들로 나는 벧엘(하나님의 집)을 건축하겠나이다.

나의 불행들을 통해서, 나의 하나님이여, 당신께 가까이 가렵니다.

나의 하나님이여, 당신께 가까이, 당신께 가까이 가렵니다.

 

[5]

Or if on joyful wing, cleaving the sky,

Sun, moon, and stars forgot, upwards I fly,

Still all my song shall be, nearer, my God, to Thee,

(Refrain) Nearer, my God, to Thee, nearer to Thee!

 

아니면 기쁨의 날개로 하늘을 꿰뚫고 올라,

해와 달, 별들을 다 잊고 나 저 위로 날아오르리.

내가 부를 노래는 오로지, 나의 하나님이여, 당신께 가까이 가렵니다.

나의 하나님이여, 당신께 가까이, 당신께 가까이 가렵니다.

 

[6]

There in my Father’s home, safe and at rest,

There in my Savior’s love, perfectly blest;

Age after age to be, nearer my God to Thee.

(Refrain) Nearer, my God, to Thee, nearer to Thee!

 

거기 내 아버지의 집에서 안전하게 편히 쉬리로다.

거기 내 구원자의 사랑을 받으며 온전한 복락을 누리리로다.

대대로 영원토록, 나의 하나님, 당신께 가까이 가렵니다.

나의 하나님이여, 당신께 가까이, 당신께 가까이 가렵니다.

 

* 조용한 환경에서 가사를 음미하면서 찬송을 읊조리거나 들어 보십시오

 

아래 첨부한 네덜란드인 Andre Rieu (앙드레 류!)의 연주를 들어보십시오. 역시 류씨는 다르긴 다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사람도 네덜란드에서 살았으니깐 더더욱 마음에 와 닿는군요!

 

https://www.youtube.com/watch?v=wJEiIdK-DG8 

 

[크리스마스가 저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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