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티를 위한 스가랴서 해설 (9)

6:1~8

1내가 또 눈을 들어 본즉 네 병거가 두 산 사이에서 나오는데 그 산은 구리 산이더라 2 첫째 병거는 붉은 말들이, 둘째 병거는 검은 말들이, 3 셋째 병거는 흰 말들이, 넷째 병거는 어룽지고 건장한 말들이 메었는지라 4 내가 내게 말하는 천사에게 물어 이르되 내 주여 이것들이 무엇이니이까 하니 5 천사가 대답하여 이르되 이는 하늘의 네 바람인데 온 세상의 주 앞에 서 있다가 나가는 것이라 하더라. 6 검은 말은 북쪽 땅으로 나가고 흰 말은 그 뒤를 따르고 어룽진 말은 남쪽 땅으로 나가고 7 건장한 말은 나가서 땅에 두루 다니고자 하니 그가 이르되 너희는 여기서 나가서 땅에 두루 다니라 하매 곧 땅에 두루 다니더라 8 그가 내게 외쳐 말하여 이르되 북쪽으로 나간 자들이 북쪽에서 내 영을 쉬게 하였느니라 하더라

하나님께서 스가랴에게 여덟 번째 환상을 보여주셨는데, 첫 번째 환상과 비슷한 내용이었습니다. 환상의 내용을 이렇습니다. 놋으로 된 두 개의 산이 있었고 그 가운데 계곡에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병거가 넷이 있었습니다. 상상하건데 두 산이라 함은 시온산과 감람산이고, 그 사이의 계곡은 기드론 계곡 혹은 여호사밧 골짜기를 가리킬 것입니다. 그곳은 예루살렘 성전에 가장 가까운 곳으로 병거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환상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 환상 역시 상징성이 강합니다. 이제 여러분들이 해야 할 일은 풍부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마음에 묵시론적 장면들을 그리는 것입니다. 마치 톨킨의 반지의 제왕이나 C. 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와 같은 판타지 영화의 장면처럼 말입니다. 환상에서 네 병거들의 출현은 전쟁이 임박했다는 뜻일 것이고, 하나님의 심판이 막 시작되려는 긴박함을 가리킵니다. 전운(戰雲)이 감도는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네 병거들은 후에 사방으로 강하게 휘몰아치는 광대한 바람들로 표현되는데, 이 바람들은 하나님의 출동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가, 명령이 떨어지자 큰 바람을 일으키며 전 세계 사방으로 불기 시작합니다. 말들의 색깔들 역시 위엄과 공포와 전쟁의 참혹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검은 색은 슬픔과 죽음을, 흰 색은 전쟁의 승리를, 어룽진 색과 건강해 보이는 말은 강력한 심판을 가리킬 것입니다. 포괄적으로 말해, 전 세계를 휩쓸게 될 하나님의 심판의 무서운 바람입니다.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하나님의 싹쓸이 심판입니다.


병거 둘은 북쪽으로 갔는데 당시 슈퍼파워인 바벨론을 휩쓸었고, 다른 한 병거는 바벨론의 라이벌인 또 다른 슈퍼파워 애굽을 덮쳤으며 나머지 한 병거는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면서 순찰자의 역할을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을 가혹하게 다루었던 이방 민족들, 하나님의 심판의 도구로 사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잘난 줄 알고 하늘까지 높아져 교만했던 제국들을 단단히 손보시는 하나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특별히 교만의 극치를 보여 주었던 바벨론에 대해 하나님께서는 속이 후련할 정도로 늘씬하게 패셨습니다. “북쪽으로 나간 자들이 북쪽에서 내 영을 쉬게 하였느니라”는 말씀이 이런 뜻입니다. 다른 말로, 하나님의 마음이 시원해졌다는 것입니다.

이전 환상까지는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들을 때리시고 징벌하시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맞을 짓을 했기 때문에 맞아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때리실 때는 죽어라하고 때리시는 것이 아니라 살라고 때리십니다. 이것이 친 아버지의 매와 의붓아버지의 매가 다른 이유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자기의 백성들과 자녀들을 때리실 때 맨손으로 직접 때리시는 것이 아니라 회초리나 막대기 같은 도구를 사용하십니다. 이방 나라들이 그런 도구들입니다. 그런데 도구들이 주제파악을 못하고 교만해진 것입니다. 자기들의 군사력이 강해서 유다를 점령하고 지배하는 줄 알았던 것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들을 과도하게 다루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그들은 하나님이 역사의 주관자인 줄도 몰랐고, 알려주어도 무시해 버렸습니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그들을 가만 놔둘 이유가 있었을까요? 하나님께서 그들을 단단히 손을 봐주시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과 교회로서 우리는 본 환상을 통해 많은 위로와 은혜를 얻게 됩니다. 하나님은 역사의 주관자라는 사실에 큰 위로를 받고, 교회의 대적자들은 반드시 망하게 된다는 사실에 은혜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의 심판은 삐뚤어진 우리를 재활시키시고 회복시키시고 정련하기 위한, 강인한 사랑의 매이지 결코 우리를 파멸시키지는 않는다는 교훈을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