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9 15:59
"무지개 성서교실은 여러분께 드리는 자그만 선물입니다."
요즈음 학계든지, 문화계든지, 음악계든지 심지어 설교하는 사람들에게까지, 표절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이슈가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수고는 정당하게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남의 것을 그대로 가져다가 자신의 것처럼 사용하고 심지어 그것으로 자신의 이익을 취한다면 그것은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심지어 법적으로도 옳지 않은 행위입니다. 그런데 이런 도덕적 이슈의 저변에는 "지적재산권" 이란 교묘한 문제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지금 내가 말하려는 내용은 "지적재산권"에 관한 간단한 유감표시 정도입니다. 왜냐하면 지적재산권의 문제가 오늘날 이렇게 과도하게 사회적 문제가 되는 밑바탕에는 "돈이라 불리는 괴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돈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기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이전 시대에는 자기의 것을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며 사는 좋은 전통이 우리에게 있었습니다. 스승은 제자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상당부분 삶의 지혜와 지식)을 전수하고 나누었습니다. 제자들은 스승의 가르침을 자기 것으로 삼아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모두 공짜였습니다! 이러한 동양의 좋은 전통은 어느 때부터인지 변모하기 시작했습니다. 서구의 개인주의는 공동체나 마을이나 "우리"보다는 언제나 "나" 개인의 특수성을 강조하게 되었습니다. 과도한 개인주의의 부상입니다. 누구도 한 개인의 영역을 함부로 침범해서는 안됩니다. 그가 갖고 있는 것은 언제나 보호되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서구의 개인주의가 자본주의와 밀착하면서 나타난 새로운 종자가 "지적재산권"입니다. "재산"을 더이상 부동산이나 동산에 국한시키지 않습니다, 달리 말해 "개인소유개념"을 확대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내가 가진 것 - 지적, 정서적, 감정적, 언어적 재능과 아이디어 등 -을 모두 돈으로 환산하려는 욕망이 세차게 불어닦친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이제는 지식도 공공연히 판매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사실 "학원"이라는 기관이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대학사회에선 지식소매상이란 자조섞인 말이 스스럼없이 떠돌아 다닙니다. 아주 불편한 진실입니다. 이처럼 돈을 떠나서는 "지적재산권"은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야구 경기장에선 응원가도 마음대로 부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엔 상점에선 크리스마스 케럴도 마음대로 틀어놓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개그맨의 특별한 "멘트"도 상표등록 할 정도입니다. 하기야 나도 "덮어놓고 읽지 말라!"는 내 어구를 상표등록할까 고민중입니다! ㅎㅎㅎ 어쨌든 돈이 될만하다 싶으면 지적재산권으로 등록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돈, 돈, 돈, 돈, 돈, 돈에 미친 사회가 된 것입니다. 물론 지적 재산권은 힘있는 자들은 힘 없는 사람들이 어렵사리 만들어 놓은 것을 온갖 협박과 갑질을 통해 강제로 빼앗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었음을 모르지는 않지만, 지금에 와서 현실적으로 그것이 지적재산권의 주된 목적이라고 담대하게 말할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은, "돈이 말하는!"(money talks) 사회에서 우리 크리스천들만이라도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하려는 어리석음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보면 어떨까하는 마음에서 입니다.
지난 2000년부터 나는 무지개성서교실을 만들어서 운영해왔습니다. 올해로 어연 18년이 되었습니다. 홈페이지를 열게 된 목적은 내가 가진 자그마한 신학적 지식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였습니다. 이것을 위해 지난 수십년 동안 열심히 공부도했고, 박사학위도 취득했습니다. 책도 읽었고, 설교도 했고, 강의도 했고, 강연도 했습니다.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는 주님의 말씀을 늘 마음에 두고 살아온 세월이었습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홈페이지를 시작할때부터 여기에 실린 모든 글들은 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드리는 자그만 선물로 의도하였습니다. 그러나 개중에는 이 사실을 모르시고 가끔 나에게 사용해도 괜찮냐고 물어오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나는 큰 소리로 공적으로 선언합니다. "이 싸이트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여기에 실린 모든 글들을 무한 방출하오니 마음대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굳이 출처를 밝히시지 않아도 됩니다. 교회의 유익을 위해서, 교회와 개인의 신앙적 유익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곳을 찾는 모든 분들에게 하나님의 호의와 은혜가 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류호준 목사
Paid in Full
&
Free of Charge
2018.03.29 16:30
2018.05.04 10:10
감사합니다.^^ 황폐한 시대에 마음을 시원케하는 오아시스 같습니다. 교수님♡ 세상을 거스려 이기는 길을 몸소 보이시니 뒤를 잘 따라 가겠습니다.
2018.05.04 11:12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은 보물을 얻어갑니다~ 배부르네요 감사합니다
2018.09.12 10:40
진작 이 글을 읽었더라면 어리석은 질문을 하지 않았을텐데...ㅠ 죄송합니다 교수님! 그리고 자유롭게 이용하겠습니다^^
2018.10.26 04:52
공짜입니다. 이 블로그의 모든 글은 공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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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활목사의 블로그 바로알기” 블로그에서도 그 동안 위와 같은 문구를 볼 수 있었을 겁니다. 마우스우측 붙여넣기 클릭도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글을 퍼가거나 복사하고 싶어도 불가능하여 할 수 없이 공유하는 분도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2018. 10. 07 오전 6시부터는 이런 불편함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이후부터는 “김활목사의 블로그 바로알기”의 모든 글을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음껏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저에게 공유하겠다는 말도 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미리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마우스 우측으로 클릭하면 복사도 됩니다. 출처를 알리지 않아도 됩니다. 법적으로 고소하지 않을 뿐 아니라 단돈 백 원짜리 동전 한 개도 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공짜입니다. 무료입니다. Free of Charge입니다.
블로그를 시작할 때부터 모든 사람에게 글을 거저 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주님의 것인데 제 것이라고 주장할 수 없었다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저작권을 보호받으라는 세속적인 요구에 공감하였습니다. 나중에 독자수가 증가하면 책을 내서 돈을 벌수 있다는 제안에 참 좋은 생각이라고 동감하였다는 겁니다. 오늘 이 자리를 빌려 용서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가 돈에 눈이 멀었다고요.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것에는 두 가지 큰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표절을 하였다고 순수하게 고백한 L목사님 때문입니다.
그 분은 지방도시에서 어렵게 목회하는 감리교 목사님이십니다. 목사님은 현재 이중직을 겸임하면서 올바르게 주님의 말씀을 전하려고 기도하고 노력하는 이 시대에 보기 드문 분입니다. 세상일을 하면서 설교를 준비하고 목회하려면 시간이 부족하고 몸이 피곤하여 말을 잘 듣지 않을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표절을 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물론 그런 식으로 말씀은 하지 않고 겸손하게 신학교에서 배운 것이 없다는 표현을 하셨습니다. 이중직 사역을 하는 저는 그 목사님의 실정을 보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제 주위에도 이중직을 하는 목사님이 많이 계시므로 잘 압니다. 그런 분들에게까지 표절의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잘못이라는 생각을 하고 며칠 동안 고민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L목사님에게 감사드립니다.
둘째는 자신의 블로그의 글을 공짜로 사용하라는 R 교수님 때문입니다.
R목사님은 제가 신대원에 입학하려고 면접할 때 쫑코를 주어 저와 악연(?)을 쌓았던 분입니다. 그렇게 늦은 나이에 신학을 해서 어디에 사용하려고 하느냐고 망신(?)을 주었던 주인공입니다. 저는 그 분의 강의시간에 많은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나중에 그분은 제가 왜 신학석사를 하지 않느냐고 관심을 쏟았고 아직도 제 이름 두 글자는 기억하고 불러 주십니다.
어제는 그 분의 블로그를 오랜만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공지사항에 “"무지개 성서교실은 여러분께 드리는 자그만 선물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교수님의 글은 모두 공짜이므로 아무런 제한 없이 무한 방출한다는 요지였습니다. 18년간 블로그를 운영하여 왔었고 처음부터 공짜였다는 것입니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창피하였습니다. 책을 내서 돈을 벌려는 욕심을 가졌던 제 자신이 매우 부끄럽고 하나님 앞에 죄송하였습니다. 어느새 저도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살기는커녕 ‘지적보호 재산권‘이라는 괴물우상에 점령이 되었습니다.
프로 야구 경기장에서 응원가도 함부로 부를 수가 없어서 외국노래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거리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은 전혀 들을 수 없어서 매우 조용하고 경견한(?) 성탄절을 맞이하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돈입니다. 돈이 하나님과 대적하는, 아니 하나님보다 더 위에 있는 ‘돈느님(돈과 하느님)’이 되었습니다. 세상이 온통 돈으로 미쳐서 돌아갑니다.
블로그를 하면서 돈과 연결된 욕심부터 모두 버려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더하리라”는 말씀을 실천하려고 합니다. 혹시 글을 써서 먹고 살아야하는 분들과 자신의 노력과 수고가 정당하게 돈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런 분들에게까지 지적재산권을 적용하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충분히 돈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이 가지려고 욕심을 내는 분들에게 드리는 말씀입니다.
부디 부족한 블로그의 글을 통해서 한 영혼이라도 구원을 받고 기쁘고 행복한 신앙생활을 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이 글이 하나님의 나라와 예수님의 기쁜 구원의 소식이 확장되는데 사용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 동안 불편을 드려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저에게 묻지 마시고 마음 놓고 못난 글을 퍼가고 공유하고 복사하여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마음대도 고쳐서 사용하고 삭제하여도 괜찮습니다. 공짜입니다.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습니다.
"하나님 그 동안 속을 썩여드려서 죄송합니다.
아참~ 하나님 앞으로 책도 내지 않겠습니다. 그래도 혹 은퇴하고 먹기 살기 힘들고 어려우면 한 두 권 책을 낼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하나님 아버지, 그때는 용서하여 주실 거지요? 아주 저렴하게 책값도 책정할께요(웃음)."
첨언 : 긴 글 읽느라고 고생많으셨습니다. 선생님 생각을 가끔 합니다. 아주 가끔. 감사합니다. 선생님 덕분에 돈을 벌려는 욕심을 조금 더 버리고 비웠습니다. 선생님이라고 부를 사람도 이제는 거의 없습니다. 거의 다 돌아가셨으니 하는 말입니다.
늘 감사합니다~ 묵상할 말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