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사순절 묵상]

 

저는 괜찮은 죄인인데요?”

누가 18:9-14

 

******

 

기독교인들은 어느 누구보다 더 도덕적이어야 하고 윤리적이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신앙과 종교의 근원에는 죄의 용서와 구원에 관한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신 것은 도덕적 개선과 개량을 위해서 오신 것이 아니라, 어느 신학자의 말처럼 장의사”(葬儀社)로 오신 것입니다. 죄로 인해 죽은 우리에게 염습(殮襲)을 하시고 장례식을 거행하시고,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기 위해 오셨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자신이 낫다고 해서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과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에 대해 감사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일입니다. 오로지 겸손한 사람만이 하나님의 자비에 대해 감사합니다. 겸손하지 않고서는 자비를 구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가 필요 없을 만큼 괜찮은 죄인은 하나님과 상관이 없습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노력을 통한 도덕적 개선뿐입니다. 오로지 몹쓸 죄인만이 하나님이 필요할 것이고, 구원자가 필요할 것이고, 죄의 용서가 절실할 것입니다. 이것이 신앙과 종교의 핵심입니다. 구원자가 필요하지 않는데 왜 교회에 나옵니까?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당신이 이 세리처럼 못된 사람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을 때, 하나님의 자비와 용서를 간청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당신이 탕자일 때 하나님의 긍휼을 간청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삶이 엉망진창이 되고 형편없이 지저분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면 그에게 하나님의 불쌍히 여기심말고 달리 구할게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여러분의 죄가 그리 돋보이는 것이 아니고, 또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교묘할 경우, 또 주위에 여러 사람들이 당신은 그래도 괜찮은 사람이야, 신사적이고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이야 라고 믿을 때, 여러분이 하나님의 자비를 구해야할 절실한 필요가 있겠습니까? 여러분이 그렇게 큰 죄인이 아닐 때, 하나님의 자비를 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바리새인이 하나님의 긍휼을 간구한다는 것은 산을 옮겨 바다에 빠뜨리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우리는 괜찮은 죄인으로서가 아니라 몹쓸 죄인으로서 사유(赦宥)의 은혜를 베푸는 그분의 시은소(施恩所, mercy-seat)로 나아오는 것입니다. “주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라고 읊조리면서.

강화도바다.jpg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류호준 교수의 무지개성서교실이 http://www.rbc2020.kr 로 리뉴얼하여 이전합니다. 류호준 2020.08.24 4396
공지 "무재개 성서교실은 여러분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5] 류호준 2018.03.29 2928
809 신앙 에세이:“회개와 비전향장기수” file 류호준 2020.04.19 1111
808 “이럴 때 일수록” file 류호준 2020.04.18 5776
807 신앙 에세이: “추방과 희망” file 류호준 2020.04.16 212
806 신학 에세이: “히브리어 문자놀이" 류호준 2020.04.16 309
805 신앙 에세이: “판단과 비판” file 류호준 2020.04.14 257
804 “부활 본문에서 묵상거리” file 류호준 2020.04.12 513
803 수난주간 설교: “배반과 은혜” [2] 류호준 2020.04.09 582
802 일상 에세이: “별들의 거리두기” file 류호준 2020.04.08 290
801 종려주일설교: “근본적 변화를 거절하는 사람들” 류호준 2020.04.07 888
800 일상 에세이: “이별과 죽음 그리고 부활의 소망” [1] file 류호준 2020.04.06 543
799 신앙 에세이: “비유와 예수와 하나님 나라” 류호준 2020.04.02 340
798 일상 에세이: “강팔봉씨와 진달래” file 류호준 2020.03.30 364
797 설교문: “어찌하여 무서워하느냐?” file 류호준 2020.03.29 735
796 신앙 에세이: “끝까지 강하게” file 류호준 2020.03.28 369
795 일상 에세이: “코로나바이러스와 제사장” file 류호준 2020.03.27 405
794 신앙 에세이: "조급함과 기다림" file 류호준 2020.03.22 326
793 신앙 에세이: “코로나 시대에 어느 순례자의 고백” file 류호준 2020.03.22 293
792 신앙 에세이: “전복적 메시지” file 류호준 2020.03.19 192
791 신앙 에세이: “간단하고도 분명한 사실” file 류호준 2020.03.06 1124
790 신앙 에세이: “희망을 낚으려면” file 류호준 2020.03.06 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