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두 명의 예수” 유감

2014.04.01 16:11

류호준 조회 수:3843

두 명의 예수유감

 

바라바 예수

 

예수라고 다 예수는 아닙니다. 구원자라고 해서 다 구원자는 아닙니다. 예수(구원자)도 가지각색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수가 살고 있던 당시에 유대 지방에는 예수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도 가장 유명한 예수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예수 바라바”(마태 27:17)였습니다. 예수 바라바는 당시 유대를 강점하고 있었던 로마 제국에 대항하여 반란과 폭동에 가담한 인물로서(23:19; 18:40), 유대인 사이에 영웅적인 인물이었습니다. 한글성경은 그를 강도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그는 강도(Robber)가 아니라 로마군에 저항하는 반군(Rebel) 지도자였습니다. 그는 성중에서 일어난 민란과 살인으로 옥에 갇힌 자였습니다.(23:19) 그는 자기 민족을 로마의 압제로부터 구출하겠다는 숭고한 사명(?)에 자신의 목숨을 건 사람이었습니다. 칼과 창을 가지고 무력으로 유다민족을 구원하겠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한편 또 다른 예수도 있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분이었습니다. 그가 유다 땅에 처음 등장했을 때, 그도 예수 바라바처럼 매우 위험천만한 정치적인 선언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맡겨진 그 숭고한 사명을 죽도록 완수하신 분이었습니다. 그는 지구에 입성하신 첫 일성(一聲)으로 하늘 왕국이 가까이 왔다. 너희들은 다 항복하라!”고 외쳤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그의 일생의 마지막까지 정치적 투사였습니다. 하나님의 왕국을 위해, 하늘의 왕국의 도래를 위해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다 바친 충성스런 전사였습니다. 그는 자기 민족을 죄의 구렁텅이에서 구출하기 위해 공중의 권세 잡은 마귀의 왕국에 대항하고 전복하기 위해 하늘에서 투입된 전사였습니다.

 

 

빌라도의 고민

 

그러나 그는 당시의 로마정부의 유다 총독인 빌라도의 우유부단한 입장으로 인해 희생을 당하게 됩니다. 빌라도가 볼 때 두 명의 예수 가운데, “예수 바라바는 매우 위험한 인물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결코 위험한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기껏해야 그에 눈에 비친 예수 그리스도는 종교적 광기에 사로잡힌 사도(邪敎)집단의 교주일 뿐 이었습니다. 12명의 거룩한 거지들을 데리고 천하를 주유(周遊)하는 종교적 풍운아처럼 보였습니다. 그는 다른 예수(바라바)처럼 민중봉기를 주도하거나 무력으로 로마정권을 무너뜨리는 일을 주도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빌라도는 두 예수 사이에 고민을 하게 된 것입니다. 유대인의 명절이 되면 군중의 청원대로 죄수 한 사람을 놓아주는 전례가 있었는데, 요즘 말로 국경일이 되면 대통령이 감옥에 갇혀 있는 죄수들 가운데 얼마를 선택하여 사면을 시행하는 경우입니다. 빌라도는 사면 결정을 하면서 두 예수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 것입니다. “예수 바라바인가? “예수 그리스도인가?

 

그가 군중들이 그의 총독관사 앞에 모여들었을 때 던진 질문이 이런 빌라도의 고민을 잘 드러냅니다. “너희는 누구를 너희에게 놓아 주기를 원하느냐? 바라바라 하는 예수냐? 그리스도라 하는 예수냐?”(27:17)

 

바라바 예수? 그리스도 예수?
 

 

어느 예수가 오늘날 우리들의 입맛에 맞는 예수인지, 고민스런 질문이기도 합니다. 빌라도는 로마 제국이 자랑하는 최고의 명문 로마사관학교와 로마법학전문대학원에서 배운 대로 하면 그리스도 예수를 사면해야만 했습니다. “빌라도는 유대인들의 시기로 예수가 재판에 회부되었다는 사실을 잘 알았기 때문입니다”(27:18). 그러나 그는 민란이 두려워, 그리고 유대민족에 대한 유화정책과 자신의 출세를 연결시켜 보면서 바라바 예수를 사면하게 됩니다. 그는 어리석게도 최소한의 정의”(Justice)를 옆으로 제쳐놓는 일을 하게 됩니다. 이런 결정 때문에는 그는 이천년 이상 기독교회의 모든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의 입에서 매 주일 아침마다 예수 그리스도는 본디오 빌라도에게서 고난을 받으셨습니다.”라는 불명예스런 수치를 받게 된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유수한 종교적 전통을 자랑하고 있었던 유대의 군중들 역시 바라바 예수를 그들이 당면한 정치사회적 압제에서 그들을 해방시켜줄 수 있는 구원자로 생각했습니다. 그들에게 그리스도 예수의 꿈은 그야말로 헛된 꿈처럼 아득하게 들렸을 것입니다. “”, “하늘왕국의 도래” “하나님의 왕국” “회개” “항복” “전향과 같은 예수의 용어들은 저 세상적이었지 결코 이 세상적이 아닌 뜬구름 잡는 헛소리처럼 들린 것입니다. 그들은 하늘왕국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속으로 돌입하고 있는 신적 실체(divine reality)인 것을 볼 수 없었던 영적 소경들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라고 다 예수는 아닙니다. 이 세상에는 바라바 예수도 있고 그리스도 예수도 있습니다. 상당히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아직도 이 두 예수 사이에서 서성거리며 갈등하고 있는지 모를 일입니다. 잘못 내린 결정의 결과는 아주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천추에 남는 불행한 문장 속에 당신의 이름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 * * 에게서 고난을 받으셨다!”라는 문장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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