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릴리아 모리스와 찬송가”

 

 

1980년부터 1991년까지 내 젊은 시절을 보냈던 미국 중서부는 전통적 가정관과 교육의 중요성과 같은 미국적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지역입니다. 그래서 자녀 교육하기에 가장 좋은 지역이라고도 합니다. 내 경우, 중서부의 미시간 주와 오하이오 주에서 공부하고 살고 자녀들을 낳았고 목회를 하였기에 이 두 주에 대한 향수가 남다릅니다. 광활한 대평야에 펼쳐지는 옥수수 밭과 콩밭, 여기저기 보이는 거대한 목축 농장들과 한가롭게 풀을 뜯는 젖소들, 사람들은 중서부를 지극히 서민적이고 전통적 가치를 지닌 미국의 심장부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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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이오 주의 주도는 콜럼버스입니다. 오하이오 주립대학(OSU)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남동쪽으로 30분 정도 가면 조그만 시골 마을 멕코닐스빌(McConnelsville)이 나옵니다. 인구가 2,000명이 채 안 되는 작은 마을입니다. 이곳에 오래된 공동묘지가 있는데 그곳에 묻혀있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릴리아 네일로 모리스(Lelia Naylor Morris) 여사 입니다. 1862년에 이 근방의 작은 마을인 펜스빌(Pennsville)에서 태어나 5살 때 바로 옆 동네인 맬타(Malta)로 이사했다가 얼마 후 가족과 함께 강 건너 코 앞 마을 맥코닐스빌로 이사했습니다. 이곳에서 그녀의 부모는 모자를 판매하는 가게를 운영했습니다. 그곳에서 평생 살다가 66세이던 1928년에 남편과 딸과 함께 미 동부 뉴욕 주의 어번(Auburn)으로 이사를 하지만 그 다음해 세상을 떠납니다. 그의 시신은 평생을 살았던 고향 마을 오하이오 주의 멕코닐스빌로 돌아와 그곳 공동묘지에 묻힙니다. 67세가 되던 1929년에 일입니다. 1929년에 우리 어머니가 세상이 태어난 해이기도 하니 잊을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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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길게 내가 모리스 여사에 관해 쓰는 이유는 그녀가 남긴 찬송들 때문입니다. 19살이 되던 1881년 찰스 모리스(Charles H. Morris)와 결혼했는데, 부부는 그곳 감리교회에 신실한 교인으로 평생을 다니게 됩니다. 음악적 재능이 있었던 모리스 여사는 나이 30대에 찬송가와 복음 찬송을 작시 작곡하기 시작했는데 기록에 의하면 1,000곡 이상을 작곡 작시했다는 것입니다. 놀라운 일은 전업 작곡 작사가가 아니라 자기의 일상적인 일을 하면서 틈틈이 작곡 작사했다는 것입니다. 모자 가게에서 하루 종일 일하고 돌아와서, 교회 예배를 마치고 돌아와서, 가정주부로서 부지런히 살면서 그녀는 틈틈이 찬송시를 짓고 그에 맞는 곡을 작곡한 것입니다. 찬송시를 짓기 위해서 신앙생활을 한 것이 아니라 신앙생활을 하다 보니 그 귀중한 내용을 찬송시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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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를 들을 때 깊은 울림이 있는 주제나 문구가 있으면 그것을 놓치지 않고 마음에 담아 가지고 집에 돌아옵니다. 그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면서 찬송시를 짓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것은 개인 경건 훈련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한 예일 것입니다.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는 일, 설교 말씀을 귀담아 듣고 자신의 신앙적 틀을 단단히 세우는 일, 들은 말씀의 핵심을 반복해서 되새김질 하는 일, 그 말씀이 자신의 영혼 속에 깊이 각인되도록 하는 일, 그러는 사이 성령님의 임재와 도움을 간절하게 사모하고 기도하는 일이 그런 것입니다. 이런 일을 매일 같이 반복하면서 영혼의 시선을 하늘에 고정시키려는 애절함이 그녀의 음악적 신앙적 영감의 근원이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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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찬송가에 실린 그녀의 찬송가들은 모두 8곡입니다. 한 찬송씩 소리 내어 천천히 낭독해 보십시오. 찬송시 안에 들어 있는 다양한 은유들과 서사적 표현들과 그림 언어들을 음미해 보십시오. 그리고 조용히 한곡씩 소리 내어 불러보십시오. 아마 묵직한 영성의 깊은 맛을 느낄 것입니다.

 

“하나님이 언약하신 그대로”(49장), 작사 작곡

“나 어느 날 꿈속을 헤매며”(134장), 작사 작곡

“큰 죄에 빠진 나를”(295장), 1912년(50세) 작사 작곡

“나는 예수 따라가는”(349장), 작곡

“곤한 내 영혼 편히 쉴 곳과”(406장), 작사 작곡

“귀하신 주여 날 붙드사”(433장), 1898년(36세) 작사 작곡

“익은 곡식 거둘 자가”(495장), 작사 작곡

“죄 짐을 지고서 곤하거든”(538장), 1898년(36세) 작사 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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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살이 되던 1913년 어느 날, 모리스 여사는 글자를 보는데 아른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급속하게 시력이 떨어지게 된 것입니다. 오선지가 겹쳐 보였고 글자도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침울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던 중 어느 날에 그녀는 깜짝 선물을 받게 됩니다. 그녀의 사랑하는 아들이 시력이 약화된 엄마를 위해 큼직한 오선지까지 그려 놓은 대형 칠판을 만들어 선물한 것입니다. 길이가 8.5미터가 되는 대형 칠판이었습니다. 세상에! 이런 아들이 있는 사람은 복 받은 사람일 겁니다. 정말 착한 아들이었고, 선물을 받은 엄마는 말을 잊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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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평생 신앙 생활하는 분들일 겁니다. 교회에 정규적으로 다니고, 매주일 마다 설교를 듣고 그 설교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그 말씀이 삶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되고, 그 말씀에 영감을 받아 찬송시를 지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모리스 여사가 그랬듯이 말입니다. 처음엔 자그마한 발을 내딛어도 됩니다. 찬송 시들을 반복해서 읽어보는 일입니다. 음미하면서 천천히 한 구절 한 구절을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그 안에 담긴 문구나 구절들 가운데 마음에 깊이 와 닿는 것이 있다면 천천히 씹어보세요. 뭔가 마음속에 울림이 있을 겁니다. 하늘의 위로를 얻을지도 모릅니다. 뿌리 깊은 확신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희망의 돛을 올리고 싶은 마음의 간절할지도 모릅니다. 성령께서 여러분 마음에 뭔가를 기록해보라고 권고하는 음성이 들릴지도 모릅니다. 갑자기 무릎을 꿇고 영원을 향해 소리 없는 부르짖음을 발설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깊은 산 속 옹달샘 같은 기쁨이 솟구쳐 오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예기치 않은 영적 체험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번 해보세요. 여러분도 찬송가를 작시 할 수 있는 시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영혼의 평온함, 사모하는 마음, 간절한 열망, 솟구치는 기쁨, 하늘로부터 내리는 위안, 천상의 평화, 남모를 확신과 용기, 이런 것들이 주어질지 누가 알겠습니까?

 

Auckland, New Zeeland, Credit, 배경락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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