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13 14:00
[클린 조크]
"미쳐가는 영어권 주석 출판시장"
(1) 최근에 뉴질런드의 신약학자 Mark Keown이 빌립보 주석(Evangelical Exegetical Commentary)을 출간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빌립보서는 4장으로 구성된 작은 책입니다. 그런데 Mark Keown의 빌립보서 주석은 두 권(첫 권 1:1-2:18 & 둘째 권 2:19-4:23)으로 되어있을 뿐 아니라 주석을 담고 있는 본문만을 합치면 총 1,000페이지입니다. 그것도 촘촘하고 작은 글씨체로 말입니다. 색인은 포함되지 않는 분량입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빌립보서 4장의 의미를 아는데 1,000페이지의 주석이 필요하단 말입니까? 뭔가 미쳐도 한참 미쳐가는 세상입니다.
(2) 또 다른 예를 들어보지요. 구약 예언서 오바댜는 달랑 1장입니다. 그런데 그에 대한 앵커바이블 주석은 310페이지입니다(저자 Raabe, Paul R.). 오바댜 1장을 이해하는데 빽빽한 영어로 310페이지를 읽어야 한다고요? 헐. 이런 예는 무지하게 많습니다.
(3) 신학교에서 성경을 배운다는 것이 어떤 의미여야 하는 지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야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상아탑의 신학교수들과 교회의 목사들/설교자들 사이에 넘지 못할 대양이 있는 것은 아닌가요?
(4) 빡빡한 각주들이 달리고, 수많은 인용들이 있어야 하고, 무수한 참고 문헌들이 들어있고, 분량은 방대하고 크기는 벽돌 같아야 권위 있는 주석일까? 갈수록 주석들이 괴물처럼 크고 분량이 방대합니다. 도대체 그것을 읽어야 학문적입니까? 그것이 서재에 꽂혀 있어야 있어 보인단 말입니까? 학문에 세계도 좀 더 겸손해져야할 때입니다. (성서)학자들도 목회자들과 좀 눈높이를 맞춰 소통해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외국학자들 따라쟁이들에 그치지 말고 좋은 결과들을 열악한 환경에서 사역하는 우리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의 실정에 맞춰 영적으로 깊이 우려내어 영양가 있는 음식재료를 제공해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5) 그들이 성경으로 배워야할 것을 놓치고 있지 않나 심려 우려됩니다.
"애들아, 책을 무지 막지하게 많이 길게 쓰는 것은 끝이 없고
많이 연구하는 것은 몸에 해롭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잘 지키라.
이것이 사람됨이니라." (전 12: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