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당신은 아담과 하와가 누구인지 아십니까?”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휘튼 대학교에서 구약학을 가르치는 존 H. 월튼(John H. Walton, 1952-) 박사가 있습니다.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에 있는 유대인 학교인 히브리 유니언 대학(Hebrew Union College-Jewish Institute of Religion)에서 히브리어와 고대 셈족 언어를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고대 근동 언어를 공부하다보면 자연스레 창세기와 고대근동의 다양한 신화들을 비교연구하게 됩니다(예, 이런 일로 인해 신학적 논쟁에 휘말려 어려움을 겪은 대표적인 학자를 들라면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 있다가 퇴출된 피터 앤즈 Peter Enns를 들 수 있을 겁니다).  

 

월톤 박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성경의 권위를 믿는 복음주의 구약학자로서 월튼 박사는 고대근동의 다양한 문헌들과 고대문서인 창세기를 비교연구하면서 창세기의 저술 목적이 무엇일까 관심을 많이 가졌습니다. 그가 저술한 책의 제목들만 봐도 그가 어디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창세기 1장과 고대근동의 우주론》(2011), 《창세기1장의 잃어버린 세계》(2009), 《성경의 잃어버린 세계》(2013), 《아담과 하와의 잃어버린 세계》(2015)등이 있습니다.

 

지금 소개하는 책은 2015년에 출간된 《아담과 하와의 잃어버린 세계》의 한글번역판입니다. 책의 부제가 알려주듯이 이 책은 “역사적 아담의 기원과 정체에 관한 논쟁”을 담고 있습니다. 아담이 누구인가? 아담의 정체는 무엇인가? 왜 성경은 아담에 대해 말하는가? 등등, 책의 부제가 제시하는 질문에 대해 월튼 박사는 21가지 대답을 명제 형태로 내놓습니다. 명제만 읽어도 저자가 무엇을 주장하고 있는지 독자들은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명제 1: 창세기는 고대문서다.

명제 2: 고대세계와 구약성서에서 창조는 그 초점이 역할과 기능을 부여함으로써 질서를 세우는 일에

           맞춰진다.

명제 3: 창세기 1장은 물질적 기원이 아닌 기능적 기원에 관한 설명이다.

명제 4: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은 성소로서의 우주에 질서를 부여하신다.

명제 5: 하나님이 기능적 질서를 세우실 때 그것은 “좋다”

명제 6: 창세기 1-5장에서 “아담”이라는 단어는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된다.

명제 7: 두 번째 창조 이야기(창 2:4-24)는 첫 번째 이야기(창 1:1-2:3)중 여섯째 날의 일에 대한

          반복이라기보다 그것의 후속편으로 간주될 수 있다.

명제 8: “흙으로 짓다”와 “갈빗대로 만들다”는 원형적 주장일 뿐 물질적 기원에 관한 주장이 아니다.

명제 9: 고대 근동 이야기에서 인간의 창조는 원형적이므로 이스라엘인들이 이런 맥락에서 사고하는

          것은 특이하지 않다.

명제 10: 신약성서는 생물학적 조상으로서보다 원형으로서의 아담과 하와에게 더 관심을 갖는다.

명제 11: 비록 아담과 하와에 대한 성서의 관심 중 일부가 원형적이기는 하지만, 그들은 실제로

            과거에 살았던 실제 사람이다.

명제 12: 아담은 조력자인 하와와 함께 성소에서 섬기는 제사장으로 임명되었다.

명제 13: 동산은 성소를 위한 고대 근동의 모티브이며, 나무는 생명과 지혜의 근원인 신과 관련된다.

명제 14: 뱀은 무질서의 영역에서 나온 혼돈의 생물체로서 비질서를 조장한다고 간주되었다.

명제 15: 아담과 하와는 스스로를 질서의 중심과 지혜의 근원으로 만들고자 했고, 그로 인해 비질서가

            우주 안으로 들어오도록 허락했다.

명제 16: 지금 우리는 무질서, 질서, 비질서가 공존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명제 17: 모든 사람이 죄와 죽음에 굴복하는 것은 유전 때문이 아니라 세상의 비질서 때문이다.

명제18: 예수는 비질서를 해소하고 완전한 질서를 이루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의 핵심이다.

명제 19: 아담에 대한 바울의 언급은 죄가 인간에게 미친 영향보다는 죄가 우주에 미친 영향에

           더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인간의 기원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이곳에 톰 라이트의 기고문이 들어있다!)

명제 20: 모든 사람이 아담과 하와의 후손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명제 21: 비록 물질적 연속성이 있다고 할지라도, 인간은 구별된 피조물로 그리고 하나님의

           특별한 창조로 간주될 수 있다.

 

 

이 정도면 존 월튼이 이 책을 통해 말하려는 핵심 사상을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아래는 이 책에 실린 나의 추천단평입니다.

 

*****

 

최근 구약학계의 열띤 논쟁 중 하나는 창조와 과학의 상관관계입니다. 특별히 성경의 창조기사와 과학적 탐구 결과 사이의 조합과 조화에 관한 문제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창 1~3장에 기록된 우주와 인류의 기원에 관한 기사들을 전통적 해석에 따라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그에 따르면 창1장이 물질의 기원이 아니라 기능의 기원에 관한 설명이듯이, 창2-3장의 인간 창조 기사 역시 “인간 원형”에 관한 것이지 인간의 물질적 생물학적 기원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구약학계의 주변에서 들려왔던 조용한 목소리가 이제 중심부로 진입하며 큰 파장을 일으키는 중입니다.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킬만한 소지가 있음에도 새롭게 귀담아들어야 할 목소리입니다. 선입견을 옆에 놓고 차근하게 일독하시기를 권합니다.

 

류호준 목사|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구약학 교수

 

존 H. 월튼, 《아담과 하와의 잃어버린 세계: 역사적 아담의 기원과 정체에 관한 논쟁》 (새물결플러스, 2018), 400쪽. 정가 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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