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어 유감 1: ‘기업’]
에베소서에 등장하는 독특한 단어 중에 하나가 ‘기업’입니다(1:11,14,18). 예를 들어, “우리가 예정을 입어 그 안에서 ‘기업’이 되었으니”(1:11)라고 합니다. 옛날 성경은 종종 ‘유업’(遺業)이라고 번역하였습니다. 그러나 ‘유업’이라면 누군가 죽은 후에 물려주는 재산이나 사업이기 때문에 이 유업이란 용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재산을 상속하시는 하나님이 죽을 수는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유업’이란 단어 대신에 ‘기업’이란 단어를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문제는 ‘기업’이란 단어입니다. 한자를 잘 모르는 세대들은 ‘기업’이라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을 연상할 겁니다. 대기업이니 소기업이니 중소기업이니 하는 단어 말입니다. 이럴 때 사용하는 한자가 ‘기업’(企業)입니다. 그러나 에베소서가 사용하는 ‘기업’은 한자로 ‘기업’(基業)입니다. “기초가 되는 사업이나 재산” 혹은 “대대로 전하여오는 사업”을 뜻합니다. 영어로는 inheritance라고 합니다.
한 가지 더 첨부하자면 여기서 말하는 ‘기업’(基業, inheritance)은 구약의 여호수아 시대에 열 한 부족에게 가나안 땅을 분배한 사건을 기억나게 하는 용어입니다. 즉 부족들에게 할당된 영토를 가리킵니다. 그리고 몫으로 주어진 이 영토는 대대로 후손들에게 물려주게 됩니다. 따라서 ‘기업’(基業)은 ‘선물로 할당된 몫’, ‘선물로 주어진 영토’을 가리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기업(基業)이며 그가 경영하시는 기업(企業)입니다! [한자(漢字)라도 잘 알면 성경이 잘 보입니다!]
[한자어 유감 2: ‘세계’]
아마 대표적인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한자어가 들어있는 구절은 마태복음 1장 1절입니다.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라.”(개역). 이 구절을 읽으면서, 대부분 아무런 의심도 없이 “아하, 예수 그리스도가 통치하는 세상에 대한 것이구나.”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세계’는 ‘세상’과 동일한 의미의 세계(世界)가 아닙니다. 마태복음이 말하는 한자어 ‘세계’는 세계(世系)입니다. 즉 대대로 내려오는 계통이란 뜻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개역개정에는 ‘계보’ 혹은 ‘족보’라고 번역한 것입니다.
한 가지 첨언하자면 마태 1장의 ‘족보’, ‘계보’는 창세기에 10번에 걸쳐 등장하는 전문용어인 ‘톨레돗’(족보, 계보, 내력, 역사, 약전, 예 2:4; 5:1… 37:2)의 연속으로 이해하면 좋을 듯합니다.